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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기록

겨울의 식탁, 상록의 한 줄기

꽃이 귀해지는 12월, 식탁에 한 줄의 초록을 둔다. 잎만으로 충분한 계절의 미감.

한지윤2026-01-046 min

Edited by 백도윤 · 계절/비평 에디터

겨울의 식탁, 상록의 한 줄기

12월의 양재 시장은 꽃이 줄고 가지가 늘어난다. 노블리스, 노간주, 유칼립투스 폴리안. 회녹색과 진녹색 사이의 결이 손에 잡힌다.

식탁 위, 낮은 화병에 상록 한 줄기를 가로로 눕힌다. 꽃은 한 송이도 들이지 않는다. 잎의 굴곡과 줄기의 곧음만으로 식탁의 중심이 정해진다.

겨울의 미감은 더하기보다 빼기에 가깝다. 색이 없는 자리에 결이 들어선다.

초록 한 줄로도 12월의 식탁은 충분하다.

겨울의 식탁, 상록의 한 줄기 detail
Maison Rachel atelier image · 백도윤

흰 접시와 식은 유리잔, 오후 네 시의 낮은 빛 사이에 상록 한 줄기를 놓는다. 식탁은 장식되는 것이 아니라 숨을 고르는 장소가 된다. 꽃이 없는 자리에서 초록은 더 크게 말하지 않고, 오래 버티는 쪽을 택한다.

상록은 피는 시간이 아니라 견디는 시간을 보여준다. 거의 변하지 않는 얼굴로 겨울의 긴 밤을 건너기 때문에, 12월의 초록은 생기보다 지속에 가깝다. 사건이 아닌 지속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증거다.

Atelier Note

계절의 색, 온도, 짧은 절정을 Maison Rachel의 시선으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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