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노트
여름의 열대야, 잎을 줄이는 일
잎이 많을수록 갈증이 깊다. 7월 이후, 줄기에서 잎을 한 장씩 떼어내는 이유.
Edited by 정이린 · 케어/생활 에디터

7월의 작업실은 에어컨을 세게 틀어도 줄기가 갈증을 호소한다. 잎이 많을수록 증산이 빠르고, 증산이 빠를수록 꽃이 먼저 처진다.
나는 여름에 한 단을 풀면 우선 잎부터 정리한다. 줄기 아래쪽 3분의 1에 있는 잎은 모두 떼어낸다. 위쪽도 빽빽하면 두세 장을 더 솎아낸다.
잎을 줄이는 일은 인색해 보이지만, 꽃이 먼저 살아남는 길이다. 작약은 잎 두 장만 남겨도 충분하고, 라넌큘러스는 잎 없이도 단정하다.
여름의 부케는 덜어낸 자리에서 시작된다.

여름에는 어디에 두지 않을지가 먼저다. 에어컨 바람이 직접 닿는 자리, 서향 창가, 주방 열기 근처는 피한다. 복도 쪽 낮은 선반이나 식탁 안쪽처럼 온도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곳이 더 낫다.
잎을 덜어내는 일은 꽃을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예뻐 보이는 잎을 조금 포기해서 꽃이 물을 먼저 쓰게 하는 일이다. 여름의 부케는 풍성함보다 살아남는 순서를 정하는 데서 단정해진다.
Atelier Note
집에 도착한 꽃이 조금 더 오래 머무는 구체적인 습관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