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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기록

벚가지를 잘라 들여놓는 4월

정원의 시간을 방으로 옮긴다. 한 가지가 바뀌면 천장의 높이까지 달라지는 봄의 가구.

한지윤2026-04-048 min

Edited by 백도윤 · 계절/비평 에디터

벚가지를 잘라 들여놓는 4월

벚꽃이 만개하기 일주일 전, 정원사가 가지 끝을 다듬는다. 그 가지를 우리는 받아 작업실로 들여놓는다. 봉오리 단단한 가지가 가장 좋다.

실내 18도에서 사흘이면 첫 꽃이 핀다. 천장이 낮은 거실에 한 가지를 세우면, 천장이 두 뼘쯤 높아 보인다. 가지의 곡선이 공간을 다시 그린다.

나는 4월의 그 일주일을 "방의 가구가 바뀌는 시간"이라고 부른다. 가지는 가구만큼 크고, 가구만큼 자리를 정한다.

4월의 거실에는 가지 한 줄이면 충분하다.

벚가지를 잘라 들여놓는 4월 detail
Maison Rachel atelier image · 백도윤

벚가지가 실내에 들어오면 밖의 시간이 안쪽의 시간으로 번역된다. 정원의 바람은 사라졌지만, 가지의 기울기와 봉오리 사이의 간격에는 바람의 문장이 남아 있다. 방은 그 문장을 따라 조금 다른 높이를 갖는다.

사흘째에는 가장 먼저 열린 꽃이 천장 쪽을 향하고, 닷새째에는 꽃잎 몇 장이 물 위에 뜬다. 4월의 색은 절정으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조금씩 낮아지는 높이, 벽에서 식탁으로 내려오는 옅은 분홍의 시간으로 남는다.

Atelier Note

계절의 색, 온도, 짧은 절정을 Maison Rachel의 시선으로 남깁니다.

#Season#계절/비평#Maison Rach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