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골목을 함께 여닫는 사람들
빵집과 책방, 안경점 사이에 놓인 아틀리에. 정자동의 같은 길목에서 주고받는 짧은 인사들.
Edited by 마지우 · 인물 인터뷰 에디터

아틀리에 왼쪽에는 빵집, 오른쪽에는 책방, 길 건너에는 안경점이 있다. 아침 열 시, 셔터 올라가는 소리가 차례로 들린다. 우리는 서로를 셔터 소리로 먼저 안다.
빵집 사장님은 가끔 남은 캄파뉴를 들고 오고, 책방은 새 시집이 나오면 한 권을 내려놓고 간다. 안경점은 작업실 조명을 점검해 주었다.
같은 골목에서 가게를 연다는 것은 동선을 공유한다는 뜻이다. 비 오는 날 누가 우산을 두고 나갔는지, 점심에 누가 자리를 비웠는지.
정자동의 같은 길목에서, 인사는 짧고 자주 오간다.

비가 세게 온 어느 오후, 빵집은 젖은 박스를 말리라고 우리에게 빈 선반을 빌려주었다. 책방은 길을 잃은 손님에게 아틀리에 위치를 설명했고, 안경점은 깜빡이는 조명을 봐주러 잠깐 의자를 들고 왔다.
그런 일들은 크게 기록되지 않는다. 영수증도 없고 약속도 없다. 다만 다음 날 아침 셔터가 올라갈 때 서로의 문 앞을 한 번 더 보게 된다. 짧은 인사는 오래된 신뢰가 되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자주 반복되는 작은 도움이면 충분하다.
Atelier Note
농부, 플로리스트, 손님, 이웃의 말과 침묵을 오래 듣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