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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작약 농부, 김정자 씨

해발 700미터, 안개가 짙은 밭에서 만난 사람. 작약 한 송이의 시간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게스트 에디터2026-04-1814 min

Edited by 마지우 · 인물 인터뷰 에디터

평창의 작약 농부, 김정자 씨

해발 700미터, 평창 봉평의 새벽은 안개가 무릎까지 차오른다. 김정자 씨의 작약 밭은 그 안개 안에 있다. 일흔한 살, 작약 농사 33년차.

"꽃이 잘 피려면 새벽이 추워야 해." 그가 장갑을 벗고 봉오리 끝을 만졌다. 단단하고 차가웠다. 6월 첫 주, 그가 잘라낸 작약은 24시간 안에 정자동의 작업대로 온다.

그는 한 송이의 끝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그 시작을 알지 못했다. 둘 사이를 잇는 것이 아틀리에의 일이라고, 돌아오는 길에 적었다.

안개 너머에 손이 있다.

평창의 작약 농부, 김정자 씨 detail
Maison Rachel atelier image · 마지우

김정자 씨는 봉오리 앞에서 자주 말을 멈춘다. 가위를 대기 전, 꽃대를 손가락 사이에 두고 아주 조금 흔들어본다. "이건 내일 자르는 게 나아." 그 판단은 수분계나 온도표보다 먼저 나온다. 손끝이 전날 밤의 추위와 아침 안개의 무게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정자동 작업대에서 그 작약을 다시 받으면, 우리는 밭의 이름을 한 번 떠올린다. 박스에 적힌 산지 표기는 짧지만, 그 안에는 자르지 않고 하루를 더 둔 사람의 결정이 들어 있다. 꽃의 시작과 끝은 서로 모르지만, 조심스러운 손을 통해 잠깐 이어진다.

Atelier Note

농부, 플로리스트, 손님, 이웃의 말과 침묵을 오래 듣습니다.

#People#인물 인터뷰#Maison Rach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