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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달의 인턴, 가위를 잡기 전에

줄기를 만지기 전 사흘을 빗자루와 보냈다. 작업대의 신참이 가장 먼저 배운 일.

메종 레이첼 큐레이터2026-02-217 min

Edited by 마지우 · 인물 인터뷰 에디터

첫 달의 인턴, 가위를 잡기 전에

첫 달의 인턴은 사흘을 빗자루와 함께 보냈다. 작업대 아래 떨어진 잎과 줄기 토막을 쓸고, 물통을 비우고, 화병을 닦았다.

"왜 가위를 안 줘요?" 그가 물었을 때, 한지윤은 "먼저 작업대를 봐야 해" 하고 답했다. 어떤 줄기가 어디로 떨어지는지, 어떤 잎이 가장 먼저 마르는지. 빗자루가 알려준다.

나흘째 그는 가위를 처음 잡았다. 손목이 약간 떨렸지만, 빗자루의 사흘이 그 떨림을 받쳐주었다.

시작은 줄기가 아니라 바닥이다.

첫 달의 인턴, 가위를 잡기 전에 detail
Maison Rachel atelier image · 마지우

인턴은 처음 쓸어 담은 잎을 바로 버리지 못했다. 쓰레받기 안에 남은 줄기 토막과 시든 잎을 들여다보며, 어떤 꽃이 오늘 많이 다뤄졌는지, 어떤 잎이 가장 빨리 말랐는지 묻기 시작했다. 바닥은 작업대의 하루를 가장 정직하게 보관한다.

가위를 건네던 날, 한지윤은 먼저 "천천히"라고 말했다. 자르는 속도보다 멈추는 속도가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신참의 첫 기술은 능숙함이 아니라 주저함을 견디는 일이었다. 줄기를 다루기 전, 그는 이미 떨어진 것들을 읽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Atelier Note

농부, 플로리스트, 손님, 이웃의 말과 침묵을 오래 듣습니다.

#People#인물 인터뷰#Maison Rach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