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기록
라이더의 동선, 정자동에서 판교까지
꽃이 도착하는 데 걸리는 47분. 라이더의 핸들 위에서 흔들리지 않게 두는 법.
Edited by 윤서라 · 현장 기록 에디터

라이더가 아틀리에 문을 나서는 시각은 오후 두 시 십칠 분. 정자동에서 판교까지 평균 47분. 그 사이 신호 열일곱 개, 좌회전 다섯 번, 과속방지턱 아홉 개.
그는 핸들 위에 부케를 두지 않는다. 짐받이의 보냉 박스 안, 미끄러지지 않게 고정된 자리에 놓는다. 박스 안 온도는 8도. 한여름에도 같은 숫자다.
도착해서 손님의 손에 건넬 때, 라이더는 두 손으로 줄기 아래를 받친다. 아틀리에에서 배운 동작이 핸들 위에서 끝난다.
47분은 짧지만, 그 동안 흔들리지 않는 것이 일이다.

탄천교를 지나기 전 첫 과속방지턱에서 라이더는 속도를 줄인다. 보냉 박스 안쪽의 고정 끈이 팽팽하게 버티고, 포장지 모서리는 박스 벽에 닿지 않도록 낮게 놓여 있다. 움직이는 동안에도 꽃은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판교에 도착하면 그는 문 앞에서 박스 안쪽을 먼저 본다. 리본이 눌렸는지, 물팩이 샜는지, 꽃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었는지. 배송의 끝은 초인종이 아니라 그 확인이다. 손님에게 건네는 순간까지 길은 아직 끝나지 않는다.
Atelier Note
새벽 시장, 작업대, 배송까지 꽃이 지나온 실제 동선을 기록합니다.


